
저축을 시작해도 중간에 포기하는 이유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시작한 저축이 어느 순간 흐지부지 끝나는 경험을 많은 사람이 공통으로 합니다. 매달 적금을 넣겠다고 다짐하고 자동이체까지 설정하지만, 몇 달 지나지 않아 해지하거나 금액을 줄이게 됩니다. 이때 대부분은 스스로를 탓합니다. 의지가 약해서, 참지 못해서, 계획성이 없어서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저축을 포기하는 진짜 이유는 개인의 성격보다는 구조와 환경에 있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저축이 지속되지 않는 이유를 정확히 이해해야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축이 항상 가장 마지막에 밀려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저축을 생활비를 쓰고 남은 돈으로 하려고 합니다. 월급이 들어오면 고정 지출을 내고, 필요한 소비를 한 다음에 남은 돈을 저축하는 방식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저축이 언제나 가장 불안정한 자리에 놓입니다.
예상보다 지출이 조금만 늘어나도 저축 금액은 줄어들고, 몇 번 반복되면 아예 저축을 건너뛰게 됩니다. 이렇게 저축이 선택 사항으로 남아 있는 구조에서는 꾸준함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저축을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참을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저축이 항상 나중으로 밀리는 구조에 있기 때문입니다.
저축이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깨지기 때문입니다.
갑작스러운 병원비, 경조사,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면 가장 먼저 손대게 되는 것이 저축입니다. 비상금이 따로 준비되어 있지 않거나 소비와 저축이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지 않다면 적금을 해지하는 것이 가장 쉬운 선택이 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저축은 언제든 깨질 수 있는 돈이라는 인식이 생깁니다. 그렇게 되면 저축에 대한 심리적 무게감이 줄어들고 중간에 포기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처럼 느껴집니다. 저축을 끝까지 유지하기 위해서는 저축이 비상 상황을 해결하는 수단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저축이 목적 없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목표 없이 시작한 저축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단순히 돈을 모아야 할 것 같아서, 남들도 다 하니까 시작하는 저축은 중간에 동기를 잃기 쉽습니다. 왜 이 돈을 모으는지, 언제까지 얼마를 만들고 싶은지에 대한 기준이 없으면 저축은 점점 부담으로 바뀝니다.
저축을 지속하려면 금액보다 목적이 먼저 정해져야 합니다. 목적이 분명하면 중간에 흔들리는 순간에도 다시 기준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목적이 없는 저축은 지출이 늘어나는 시기에 가장 먼저 포기하게 됩니다.
마무리하자면, 저축을 중간에 포기하는 이유는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닙니다. 저축이 나중으로 밀리는 구조, 위기 때마다 깨지는 환경, 그리고 목적 없는 시작이 반복되면서 포기가 습관처럼 굳어지는 것입니다. 저축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다면, 참는 방법을 찾기보다는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왜 비상금 통장이 저축보다 먼저 준비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