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금 통장, 얼마가 적당할까? 현실적인 기준 정리
비상금이 필요하다는 말은 많이 듣지만, 막상 얼마를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을 듣기 어렵습니다. 어떤 사람은 한 달치 생활비가 충분하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1년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비상금 준비가 막연해져서 결국 미루거나 중간에 포기하게 됩니다.
비상금은 많을수록 좋은 자금이 아니라 자신의 상황에 맞게 현실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자금입니다. 그러므로 비상금의 적정 금액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비상금의 역할부터 다시 정리해야 한다
비상금은 투자 자금도 아니고, 장기 저축도 아닙니다. 비상금의 역할은 단 하나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생활을 유지하게 해주는 자금입니다. 갑작스러운 병원비, 소득 공백, 긴급한 지출이 발생했을 때 다른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되게 만드는 것이 비상금의 목적입니다.
이 역할을 기준으로 보면, 비상금의 금액은 불안을 없앨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합니다. 모든 위험을 감당할 만큼 많을 필요는 없습니다. 보험으로 감당할 수 없는 공백을 메우고, 저축이나 투자를 깨지 않도록 지켜주는 수준이면 역할을 다합니다.
비상금 금액은 생활비를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비상금의 적정 금액을 판단할 때 가장 현실적인 기준은 월 생활비입니다. 월 고정 지출과 기본적인 생활비를 기준으로 몇 달을 버틸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기준은 3개월에서 6개월치 생활비입니다. 소득이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인이라면 3개월 정도의 비상금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소득 변동이 크거나 프리랜서처럼 수입이 불규칙한 경우라면 6개월 이상을 고려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중요한 점은 처음부터 완벽한 금액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비상금은 한 번에 완성하는 자금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쌓아 가는 자금입니다.
비상금은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다
비상금은 언제든 바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금리가 높다는 이유로 묶여 있거나 해지 절차가 복잡한 상품에 넣어두면 그 의미가 퇴색됩니다. 필요할 때 바로 꺼낼 수 없다면 그 돈은 비상금이 아니라 저축에 가깝습니다.
또한, 비상금은 생활비 통장과 분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같은 통장에 있으면, 비상 상황이 아닌데도 조금씩 사용하게 되어 어느덧 사라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존재 자체로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자금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되 쉽게 손대지 않도록 분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무리하자면, 비상금의 적정 금액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하지만 역할과 기준을 이해하면 자신에게 맞는 금액은 충분히 정할 수 있습니다. 비상금은 많아서 문제가 되는 자금이 아니라, 없어서 문제가 되는 자금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비상금이 있어도 불안한 사람들이 공통으로 놓치고 있는 요소에 대해 이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